EP.3 연준은 무엇을 감지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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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연준은 무엇을 감지했는가
긴축의 종료
EP.2에서는 정부의 지갑을 살펴봤다.
시중의 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왜 시장이 숨이 막혔는지.
이번에는 다른 궁금증으로 넘어간다.
이 상황을 가장 먼저 인식한 곳은 어디였을까.
연준은 시장을 예측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연준이 미래를 내다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다.
연준은 예측하는 기관이 아니라, 확인하는 기관에 가깝다.
연준은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
항상 이미 벌어진 일을
뒤늦게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준의 정책 변화는 항상 시장 뒤에 있다.
2025년 말, 긴축의 종료
2025년 12월, 연준은 양적긴축(QT)의 종료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 발표는 일부에게는 안도였고, 일부에게는 의아함이었다.
시장은 여전히 약했고, 체감 경기는 나아진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멈췄다.
문제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연준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연준이 무엇을 보고 결정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연준은 자신들의 판단 과정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 시점에 나타났던 데이터다.
주가나 뉴스, 시장 심리는 그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결정적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 대신 여러 지표에서 공통적으로 관측된 것은 유동성의 압력이었다.
은행 시스템, 단기 자금시장, 그리고 금융 시스템 전반의 긴장도.
이 신호들이 쌓이기 시작했을 때, 연준은 선택을 해야 했다.
더 조일 것인가, 아니면 멈출 것인가.
멈췄지만, 풀지는 않았다
이 지점에서 잠시 멈춰서 하나의 용어를 짚고 갈 필요가 있다.
바로 역레포(RRP, Reverse Repo)다.
시중은행이 남는 돈을
연준에게 잠시 맡기고
이자를 받는 제도다.
돈이 역레포에 많이 쌓여 있다는 것은,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연준 금고로 들어가 있다는 뜻에 가깝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시중에 돈이 넘치면, 은행들은 그 돈을 굴릴 곳을 찾는다.
하지만 마땅한 곳이 없을 때, 가장 안전한 선택지는 연준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래서 역레포 잔고가 높다는 것은 돈은 많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시장으로 나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반대로 역레포 잔고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 돈이 다시 은행 시스템으로 돌아와 어딘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제 다시 그래프를 보자.
2023년 하반기부터 연준의 역레포 잔고는 뚜렷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같은 시기 S&P 500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시중 유동성은 완만하게 되살아났고,
주식시장은 이를 반영하듯 상승했다.
이것은 연준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의미가 아니다.
연준의 생각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돈의 위치가 바뀌었고, 그 결과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이다.
현재의 역레포 잔고는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다.
쉽게 말해, 과거처럼 “연준 금고에 잠들어 있던 돈”을 시장으로 돌려보낼 여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즉, 역레포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던 방식은 더 이상 크게 작동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그렇다고 금리를 빠르게 낮추기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변수가 여전히 연준의 시야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시장은 명확한 완화도 아니고, 명확한 긴축도 아니다.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풀린 적은 없는 상태.
참고 자료 출처
-
미 연준 통화정책 공식 페이지
https://www.federalreserve.gov/monetarypolicy.htm -
연준 보유자산 및 대차대조표(H.4.1)
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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