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오르는데 환율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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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오르는데
환율이 무너진다
국민연금 리밸런싱 중단이 만들어낸 역설의 구조
코스피가 연초 대비 90% 넘게 올랐다.
그런데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다.
주식시장이 잘 나가면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달러가 원화로 환전되면서 원화가 강해지는 게 교과서적인 흐름이다.
지금 한국 시장에서 그 공식이 완전히 거꾸로 작동하고 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지금 시장을 읽을 수 없다
국민연금의 역할 — 원래는 시장의 댐이었다
국민연금은 수십 년간 '시장 안정자' 역할을 해왔다.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초과하면 분할 매도, 하락하면 저점 매수. 이 단순한 반복이 수급을 균형 있게 유지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한 시장이라는 신뢰를 줬다.
국내 주식 목표 비중 14.4%는 그 원칙의 닻이었다.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 현황 공식 페이지
2026년, 그 닻이 두 번 올라갔다
2026년 1월,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와 원화 동반 약세를 완화한다는 명목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일시 유예했다.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4%에서 14.9%로 올랐다.
그리고 5월 말, 목표 비중은 다시 20.8%로 추가 상향됐다.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 밴드도 함께 확대됐다.
"리밸런싱을 유예한다"는 말의 실질적 의미는 단 하나다 — 상승해도 팔지 않겠다.
기존 원칙대로 운용했다면 수익률은 약 11%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
→ Barclays Investor Relations · Research Reports
그러면 왜 환율이 오르는가 — 인과 사슬을 따라가보자
→ Bloomberg · Global Currency & Markets
핵심 역설 — 외환을 지키려다 외환을 망가뜨렸다
바클레이즈 보고서의 가장 날카로운 지적은 바로 여기다.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유예한 명분은 "외환시장 압력을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원화 약세를 완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국민연금이 정상적으로 리밸런싱을 했다면 5월 말까지 국내 주식을 130조원 가량 순매도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흐름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즉 원화 공급이 늘어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국민연금은 환율을 막으려다 환율을 더 올렸을 수 있다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ECOS)
→ 한국은행 공식 홈페이지
그렇다면 이 구조, 언제부터 시작됐나
이 이야기의 시작점은 2025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화 약세와 증시 부진이 동반되면서 정부와 국민연금은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2026년 1월, 리밸런싱 유예가 결정됐다.
단기적으로 증시는 반등했다. 그리고 AI 반도체 수요 폭발과 맞물리면서 코스피는 역사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그 성공 뒤에 쌓인 부작용이 이제 환율이라는 성적표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 — 1편을 마치며
증시가 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환율이 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두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적 이유를 모르면 방향만 보고 판단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 숫자가 어떤 구조에서 나왔는지다
그 시장의 기초 체력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편에서는 정부의 반론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이 구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7월 리밸런싱 재개가 왜 시장의 진짜 변곡점인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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